김동연 경기지사, 미시간주와 ‘자동차 관세 공동 대응’ 합의
김동연 경기지사가 10일(현지시각) 미국 미시간주 그레첸 휘트머 주지사와 관세 대응에 관련한 각종 합의에 성공했다. /제공=경기도
김동연 경기지사가 미국 미시간주와 자동차 부품 관세 문제에 대한 공동 대응 4개 항에 합의하며, 지방정부 차원의 외교 성과를 이끌어냈다. 김 지사의 정책 리더십과 국제 감각을 부각시키며, 차기 대권 주자로서의 존재감을 한층 강화하는 모습이다.
▲‘관세전쟁’ 한복판에 나간 김동연, 전략외교 나서
11일 도에 따르면 김 지사는 10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에서 그레첸 휘트머 주지사와 회담을 갖고, 자동차 부품 관세 공동 대응을 위해 손을 잡았다. 이번 합의는 김 지사의 제안으로 이뤄졌으며, 향후 양측은 신속한 실무협상에 착수하기로 했다.
경기도는 국내 6개 완성차 업체(현대차, 기아, 한국GM 등)에 부품을 공급하는 기업이 전국의 23%를 차지하며, 미시간주는 GM·포드·스텔란티스 등 미국 3대 완성차 본사가 집결해 있는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다.
이에 두 지역은 협의체를 구축하기로 했다. 한미 지방정부 간 최초의 자동차 산업 대응 연대이자, 기업 애로사항에 실시간으로 대응할 정보 공유 체계가 현실화될 전망이다.
국내 부품기업과 미국 완성차 3사 간 대화채널도 개설한다. 이 내용은 지난 3월 31일 평택항 간담회에서 국내 기업들이 김 지사에게 직접 요청한 사안이다. 성사될 경우 납품 가격 협상, 계약 조건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한 실질적 협의가 가능해진다.
미시간주 진출 한국 기업에 대한 금융·세제 인센티브 확대도 검토한다. 김 지사가 인센티브에 대해 요청했고, 휘트머 주지사는 긍정적 검토 의사를 밝혔다. 또 경기도 미래 모빌리티 테크쇼에 미 완성차 기업이 참여할 계획이다.
김동연 지사는 현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부과는 세계경제에 대한 자해행위”라며 “미국 경제에도 관세가 초래할 물가상승과 실직 등으로 인해 절대로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휘트머 주지사는 “관세는 (예리한 도구가 아닌) 뭉툭한 도구”라며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고, 오히려 중요한 동맹관계가 위기에 처하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지사가) 네가지 포인트를 명확히 짚어주셨다. 정보교환과 플랫폼이 너무 중요함을 잘 알고 있다. 우리 둘의 의견이 일치한다”면서 공동해결 의지를 밝혔다.
▲기업인들, “정보 갈증 해소하게 됐다” 기대
이번 경기도와 미시간주의 결정은 기업인들의 고충과 직결돼있다. 김 지사는 회담에 앞서 현대모비스, 넥센타이어, LS오토모티브 등 미시간주에 진출한 국내 자동차부품기업 8곳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진 바 있다. 당시 기업인들은 “자고 일어나면 상황이 바뀔 정도로 불확실하다”며 정확한 정보 부족과 대응창구 부재를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한 관계자는 “코로나, 물류대란 등 위기를 겪었지만 이번만큼은 오히려 너무 조용해 불안할 정도”라고 했다. 대응수단의 부재 문제의 해결을 약속한 김 지사는 회담에서 이를 실현했다.
▲‘실용적 리더십’…대권 행보도 주목
대권 잠룡인 김 지사는 주로 중앙정치 중심의 메시지를 내는 정치권 인사들과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는 모양새다. 김 지사는 경제 전문성을 앞세워 관세로 인한 각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으로 공무 출장을 떠난 상태다. 앞서 9일 김 지사는 대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김 지사는 이날 자신의 SNS에 편지를 작성해 “국내에서의 중요한 일정을 뒤로 하고 이곳 미국까지 온 것은, 지난주 만난 수출 기업인들의 절규 때문이다. 이렇게 가만히 앉아서 수백억 원 관세 폭탄을 맞고 도산할 수밖에 없다는 그 절규를 어떻게 외면할 수 있겠느냐”며 “미국에 도착해서 상호 관세 90일 유예 소식을 들었다. 급한 불은 껐지만, 현장의 혼란은 더 커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경제의 가장 큰 적, ‘불확실성 리스크’가 유예된 것뿐이다. 더 큰 불확실성이 짙게 그림자를 드리운다”며 “경제특명 전권대사, 수출 방파제, 지금이라도 정신 똑바로 차리고 빨리 대처해야 한다. 90일의 골든타임, 또다시 허송세월한다면 ‘민생 방기’이자 ‘한국 경제 포기’다”라고 강조했다.
출처 ⓒ인천일보 /김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