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고치고 또 고칠 것”... 90시간 논스톱 외박 유세 돌입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30일 오후 강원도 춘천시청 인근에서 열린 “쉼없이 국민 속으로" 유세에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김지호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30일 경기 가평·이천·여주와 충북 충주·제천, 강원 원주·춘천 등을 돌며 유세했다. 김 후보는 이날부터 6·3 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끝나는 6월 2일까지 90시간 동안 귀가하지 않는 ‘논스톱 외박 유세’에 들어갔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유세에 앞서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김 후보는 호소문에서 “경제를 살리기 위해 이재명을 막아야 한다”며 “거짓말로 국민을 속이고 말이 앞선 사람은 절대로 경제를 살릴 수 없다. 무자격, 파렴치에 그때그때 말 바꾸기만 하는 후보는 반드시 퇴출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는 “더러운 입, 지저분한 손, 국민을 속이는 머리로는 우리 경제를 추락시키고 말 것”이라며 “천박하고 잔인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권력을 방패로 삼고 무기로 삼아 무슨 일을 벌일지 아찔할 따름”이라고 했다.
김 후보는 이날 “어제(29일) 경북 포항에서 해군 해상 초계기가 추락해서 탑승했던 승무원 네 분이 돌아가셨다”고 말하고 지지자들과 묵념한 뒤 이날 유세를 시작했다. 김 후보는 가평 유세에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전병헌 새미래민주당 대표 등과 함께 무대에 올라 “이재명 한 사람을 위해 이 나라를 총통제 독재 국가로 만들 수 없는 것 아니냐며 저를 지지해주기로 한 분들”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국민의힘과 새미래민주당은 이날 ‘국민 통합 공동 정부’ 운영을 내건 정책 협약식도 했다.
김 후보는 이천 유세에선 전날 일부 사전 투표소에서 벌어진 투표 부실 관리 논란을 언급하며 “죽기 살기로 투표해야 한다. 여러분의 깨끗하고 소중한 한 표가 이 나라가 괴물 방탄 국가, 총통 독재 국가로 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김 후보는 제천 유세 후 기자들과 만나서는 “(과거 선거에서도) 소쿠리 투표 등 논란이 비일비재했는데 선관위는 왜 아직까지 못 고치고 있는가”라며 “투표(관리)가 얼마나 부실한가. 고쳐야 될 점이 너무 많다 보니 불신이 커진다”고 했다. 이어 “대한민국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 누구인가. 저는 선관위가 대오각성하고 대혁신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여러 차례 큰절을 하며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사과했다. 김 후보는 “저는 계엄이라면 아주 싫어하고 그건 정말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며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계엄 같은 것은 제가 대통령이 되면 어떤 일이 있더라도 안 하고, 국가를 편안하게 잘 유지할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김 후보는 호소문에서도 “국민의힘이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며 “국민 여러분께서 ‘이만하면 됐다’고 하실 때까지 고치고 또 고치겠다”고 했다. 계엄·탄핵 사태에 대한 거부감으로 김 후보 지지를 망설이는 중도층 표심을 얻기 위해 반성과 쇄신 메시지를 동시에 내놓은 것이다.
이천·충주·제천·원주=이세영 기자 ⓒ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