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링 미 소프틀리’ 미 여성 싱어송라이터 로버타 플랙 별세
‘킬링 미 소프틀리’ 미 여성 싱어송라이터 로버타 플랙 별세
그래미상 5회 수상 ‘평생공로상’
인종차별 등 사회문제에도 관심
비욘세·레이디 가가 등에 영향
‘킬링 미 소프틀리 위드 히스 송(Killing Me Softly with His Song)’으로 유명한 미국의 여성 싱어송라이터 로버타 플랙이 88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AP통신 등은 24일(현지시간) 플랙의 홍보 담당자인 일레인 쇼크가 성명을 통해 플랙의 부고를 알렸다고 보도했다. 플랙은 심장마비로 숨을 거뒀고, 뉴욕 맨해튼에서 가족들이 임종을 지켰다고 한다.
플랙은 2022년 근위축성 측상경화증(ALS·루게릭병)을 진단받았다. 그는 생전 이 병으로 더는 노래와 공연을 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음악가 집안의 딸로 태어난 플랙은 버지니아주 알링턴에서 유년기를 보내며 피아노와 찬송가를 배웠다.
피아노 연주에 뛰어난 재능이 보여 15세 때 하워드대에 전액 장학금을 받고 입학한 뒤 10대에 졸업했다.
이후 워싱턴에서 10년 가까이 중학교 교사로 일하면서 밤마다 시내에서 공연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영화 <어둠 속에 벨이 울릴 때>(1971)에 데뷔 앨범 수록곡 ‘더 퍼스트 타임 에버 아이 소 유어 페이스(The First Time Ever I Saw Your Face)’가 삽입되면서 유명해졌다.
이 노래는 이듬해 빌보드 차트 1위에 올라 6주 동안 정상을 지켰고, 그래미 시상식에서 ‘올해의 레코드’를 수상했다. 같은 해 가수 도니 해서웨이와 함께 부른 듀엣곡 ‘웨어 이즈 더 러브(Where Is the Love)’로 그래미 ‘최우수 팝 보컬 퍼포먼스 듀오·그룹’상도 받았다.
1973년 주제곡 ‘킬링 미 소프틀리 위드 히스 송’이 수록된 앨범 ‘킬링 미 소프틀리’를 발표했다. 이 앨범은 빌보드 차트에서 5주 동안 1위를 차지했다. 플랙은 이 노래로 그래미 ‘올해의 레코드’와 ‘최우수 팝 보컬 퍼포먼스’상을 받았다. 플랙은 2020년 평생공로상을 포함해 5차례 그래미상을 수상했다.
주로 사랑 노래로 큰 인기를 끌었지만, 플랙은 사회 문제에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트라잉 타임스(Tryin’ Times)’ ‘컴페어드 투 왓(Compared to What)’ ‘발라드 오브 더 새드 영 멘
(Ballad of the Sad Young Men)’ 등 인종차별과 사회·경제적 불평등, 성소수자 문제를 노래했다.
2020년 인터뷰에서는 “50년 전에 녹음한 민권, 평등권, 빈곤, 기아, 우리 사회의 고통에 관한 노래들
상당수가 2020년에도 여전히 유의미하다는 사실이 매우 슬프다”고 말했다.
그는 후배 음악인들에게도 큰 영향을 준 예술가로 평가된다. 비욘세와 레이디 가가, 아리아나 그란데 등 팝스타들이 플랙의 영향을 받았다고 했다.
무대에서 내려온 뒤에는 뉴욕에 설립한 ‘로버타 플랙 음악학교’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음악을 가르쳤다.
뉴욕타임스는 “플랙은 솔과 재즈, 포크의 친근한 조화를 통해 1970년대 가장 인기 있는 예술가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한 매력적인 가수이자 피아니스트였다”고 평가했다.
조형국 기자ⓒ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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