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값 오르니 팁 더 부담되네
롯데플라자 내 푸드코트에서 한인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 인플레이션이라지만 외식비용“올라도 너무 올라”
▶ 팁도 20~25% 동반 상승, 점심값 20달러 넘기도
계속해서 치솟는 물가상승으로 음식점과 커피숍, 빵집 등이 줄줄이 가격을 올리고 있어, 한인을 포함한 소비자 모두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대부분의 한인 식당들은 최근 들어 음식 가격을 적게는 50센트부터 많게는 5달러 이상 인상했다. 예전 같으면 택스와 팁까지 합쳐 1인당 10~15달러 정도면 점심을 해결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점심 한 끼에 20달러를 쓰는 게 흔한 일이 될 정도로 상황이 달라졌다. 한인식당에서 김치찌개나 된장찌개, 갈비탕, 설렁탕, 해장국 등 가격이 13~20달러까지 올랐고, 점심스페셜 메뉴도 15~20달러 이상으로 치솟았다. 코로나 전에 통상적으로 15~20% 하던 팁도 20~25%까지 올라 소비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식당들은 인플레이션 여파로 각종 식자재비와 인건비가 상승, 가격 인상 이외에는 다른 도리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무더위에 한인 식당을 찾은 A씨는 “물가가 올라도 너무 올랐지만, 냉면 가격이 20달러에 육박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아무리 식재료 비용이 상승하고 인건비가 올랐다고 해도 이건 좀 너무 한 것 같다”고 한탄했다.
자영업을 하는 남성 B씨는 “요즘 식당에 앉으면 1인당 음식값이 15달러 이상이 기본”이라며 “오른 음식값으로 인해 세금과 팁 액수도 늘어날 수밖에 없어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집에서 먹는 것이 상책”이라고 말했다.
한인 노인센터의 C씨는 “여유있게 사는 이들에게 몇 달러가 돈도 아닐 수 있지만, 팍팍하게 살아가는 시니어들에게는 단 몇 달러도 적은 돈이 아니다”라며 “음식값 인상과 함께 팁 액수도 늘어나 팁 없는 푸드코트만 찾게 된다”고 걱정했다.
직장인 D씨는 “한 달 점심값이 몇 년 전 200달러에서 요즘은 4~500달러로 크게 늘었다”며 “코로나 이후 회사에서 주던 점심비도 나오지 않고, 개스값에 점심값까지 오르다 보니 출근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어 부담이 크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주부 F 씨는 “마켓 가는 것도 미루게 되고, 가족 외식은 말을 꺼내기가 쉽지 않다”며 “4명의 가족이 바베큐 한 번 먹으려면 수십 달러의 팁까지 합쳐서 몇백 달러가 나오니 선뜻 외식하기가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배희경 기자>ⓒ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