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자율주행’ 시험한다며 도로에 아들 세운 美 아빠
미국의 한 남성이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 소프트웨어 안전성을 시험해보겠다며 도로에 자신의 아들를 세우고 주행한 모습을 담은 영상을 유튜브에 올려 논란이 일었다. 다행히 차량이 아들 앞에서 속력을 줄이고 멈춰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21일(현지 시각) CNN 등 외신은 노스캐롤라이나주에 거주하는 자동차 판매업자 카마인 쿠파니가 FSD의 안정성을 증명하기 위해 11살 아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쿠파니가 지난 12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49초짜리 영상을 보면, 테슬라 FSD 모드를 켜고 아들을 향해 주행하는 모습이 담겼다. 시속 35마일(약 56㎞ 차량은 정면에 서 있던 아들을 감지하고 천천히 속력을 줄이더니 멈춰섰다.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아이의 생명을 담보로 실험했다” “무모하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쏟아지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쿠파니는 6일 뒤 또 다른 ‘실험’ 영상을 올렸다. 이번에는 FSD보다 단계가 낮은 ‘오토파일럿’ 모드로 같은 실험을 했다. 오토파일럿 기능은 주행과 정지 등이 대부분 자동으로 작동하지만, 완전자율주행이 아니어서 운전자의 주의가 필요하다. 2차로 도로를 시속 41마일(약 65㎞)로 달리던 차량은 교차로 한복판에서 스마트폰을 들고 서있는 아들 앞에서 멈춘다.
해당 영상에도 “아이의 삶을 가지고 놀고 있다. 역겹다” “무책임하다. 체포해서 감옥에 보내야 한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쿠파니를 옹호하는 의견도 일부 있었다. “어차피 소프트웨어에 결함이 없기 때문에 아이가 다칠 일은 없다” “자율주행이 사람이 운전하는 것 보다 더 안전하다” 등이다. 쿠파니는 CNN에 “실험적인 영상을 제작하긴 하지만 내 아이가 다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테슬라의 자율주행기능을 시험하겠다며 실제 아이를 동원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13일에도 테드 박이라는 인물이 시속 8마일(약 13㎞)로 자녀를 향해 주행하는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차량이 천천히 감속해 별 다른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당시에도 실험을 위해 아이를 위험에 처하게 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유튜브는 해당 영상을 삭제한 뒤 “유튜브는 미성년자가 위험한 행위에 참여하는 것을 보여주거나 이를 조장하는 콘텐츠를 허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관련해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지난 17일 “대중들이 스스로 차량 기술을 시험하는 것은 매우 위험할 수 있다”며 “차량 기술의 성능을 시험하기 위해 목숨을 걸지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선민 조선NS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