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심하다고 살인? 연관성 없다고 봐야" 정신과 의사 소견 나왔다
"우울증 심하다고 살인? 연관성 없다고 봐야" 정신과 의사 소견 나왔다 © MoneyToday
대전 서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흉기로 초등학생 1학년 김하늘(7) 양을 살해한 교사 A씨가 평소 우울증을 앓아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울증이 살인과 연관된 것 아니냐는 추측이 쏟아진다. 하지만 '우울증이 아무리 심했어도 우울증 자체가 살인 충동으로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소견이 나왔다. 의학적으로 우울증과 '타해 위험성'(타인을 해치려는 폭력성) 간 별다른 관계가 없기 때문이란 분석에서다.
12일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준희 교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일반적으로 우울증이 있을 땐 '자해 위험성'이 커져 자살 충동이 높아지거나 실제로 자살 시도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다"면서도 "일반적으로 우울증 환자들은 아무것도 하기 싫은 무기력증에 빠져 있고, 기운이 없어 자신을 해할지언정 남을 해칠 만큼 폭력적이지 않다"고 강조했다. '자해 위험성'은 크지만, 반대로 '타해 위험성'은 매우 낮다는 것이다.
이준희 교수에 따르면 우울증이 있는 사람에게 폭력성이 발견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이 교수는 "하늘이를 살해한 교사 A씨의 우울증과 폭력성은 관련이 없다고 본다"며 "범죄자에게 우울증 병력이 있다고 해서 범죄행위와의 인과관계를 단정 짓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가 우울증과 관련 없이 원래부터 폭력적인 성향이 있었는지를 확인해야 할 것"이라며 "살인 같은 범죄 행동을 결정하는 건 범인의 성격, 폭력적인 성향, 타인과의 갈등 관계 등이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정신질환'이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높지 않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경찰청 범죄통계에 따르면 일반인의 범죄율이 정신질환자의 범죄율보다 월등히 높게 나타난다.
만약 교사 A씨가 우울증을 방치해 증상이 매우 심해졌다면 살인과의 관련이 있었을까? 이에 대해 이 교수는 "그렇다 하더라도 '심한 우울증'과 폭력성은 관련이 없다"며 "우울증이 심한 환자들을 보면 누군가를 죽이고 싶어 하지 않아 한다"고 단호히 말했다. 반대로 A씨가 자살을 시도했다면 우울증 병력과의 인과성은 충분히 입증된다는 게 그의 소견이다.
한편 지난 10일 오후 5시50분께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 건물 2층 시청각실에서 흉기에 찔린 김하늘 양과 이 학교 교사 A씨가 발견됐다. 손과 발에 자상을 입은 하늘 양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하늘 양의 발인은 오는 14일 오전 9시30분이다. 이후 대전 추모공원에서 영면한다.
정심교 기자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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