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7년 끙끙댄 댐 건설…비버가 하룻밤에 해결, 18억 굳었다
영국 퍼스셔 도뉴 강둑에서 감자를 먹으며 놀고 있는 비버들의 모습이다. 2024.06.19 ⓒ AFP=뉴스1 ⓒ News1 김예슬기자
체코 자연보호구역 '화제'…"하룻밤에 건설 끝내"
체코 정부가 프로젝트니 승인이니 보상이니 등에 얽매여 7년간 하지 못한 댐 건설을 비버 8마리가 순식간에 마쳐 놀라움을 안겨주고 있다.
9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 등 외신들에 따르면 체코의 브르디 자연경관 보호구역에 댐을 건설하려는 계획은 7년이나 실행되지 못했다. 보호구역 관계자에 따르면 군림 관리국과 블타바강 유역 당국이 서로 프로젝트를 세우고 토지 소유권 문제를 해결하려고 협상하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 한 무리의 비버가 댐을 지으려던 바로 그곳에 하룻밤 사이 댐을 건설해 버렸다. 댐 건설 관계자들이 하룻밤 자고 일어났더니 일이 해결된 것이다. 관계자는 "비버가 우리보다 먼저 프로젝트를 진행해 3000만 체코 코루나(약 18억원)를 절약했다. 그들은 프로젝트 문서도 없이 무료로 댐을 건설했다"고 전했다. 비버는 보통 8마리가 한 무리를 짓는다.현지 매체인 라디오 프라하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이 댐은 수년 전 군대가 배수 시스템을 건설한 지역에 만들 예정이었다. 지나친 배수를 막고 습지를 조성해 지역 생태계를 되살리기 위해서다.
동물학자 지리 블체크는 "비버는 하룻밤, 많으면 이틀 밤에 댐을 건설할 수 있다. 사람들은 건축 허가를 받고, 건설 프로젝트를 승인받고,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혼자서 일하는 굴착공이라도 일주일 걸려야 건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댐을 검사한 전문가들은 비버들이 구조물을 잘 지어 튼튼하다면서, 희귀한 돌가재, 개구리 및 기타 종과 함께 수생 생물이 번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관계자에 따르면 8마리 비버는 여전히 새로운 습지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다. 비버는 댐을 짓는 본능으로 유명하다. 이 반수생 포유류는 막대기, 진흙, 돌만을 사용하여 공학적으로 훌륭한 댐을 짓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영미 기자 ⓒ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