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해 둔기로 6~7차례 내리쳐" 취객 때문에 대표 유산 훼손됐다
지난 18일(현지시간) 페루 문화부 관계자가 12각형 돌의 훼손 상태를 살피고 있다. AFP 연합뉴스.
쿠스코 석벽 둔기로 여러 차례 내리쳐
피의자는 페루 국적 남성…최대 징역 6년
페루의 잉카 문명 대표 유산 중 하나로 꼽히는 '12각형 돌'이 현지 남성의 몰지각한 행동 때문에 훼손됐다.
21일(현지시간) 페루 문화부와 관광경찰은 쿠스코 하툰루미요크 거리에 있는 12각형 돌을 둔기로 내리쳐 파손한 혐의로 가브리엘 마리아노 로이시 말라니(30)를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페루 국적인 말라니는 지난 18일 0시41분쯤 옛 잉카 황제 궁전 돌벽을 둔기로 6~7차례 내리쳐 일부를 부순 혐의를 받는다. 현지 수사기관은 피의자가 범행 당시 술에 취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그가 저지른 범죄는 최대 6년 형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페루에서 유적을 훼손하는 행위는 징역 3~6년에 처한다.
12각형 돌은 페루 잉카 문명 시대 주민들의 정교한 손기술을 엿볼 수 있는 문화유산으로, 쿠스코 대표 관광 명물이다. 이름과 같이 12개의 꼭짓점을 가진 이 돌은 얼핏 보기엔 다른 돌과 함께 석벽에 박혀 있는 흔한 바위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돌이 없으면 벽 자체가 무너질 수 있을 만큼 다른 돌과 정밀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페루 당국은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 돌이 종교적이거나 당시 시대의 상징적 의미를 지닌 것이라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12각형 돌이 쓰인 석벽은 14세기에 조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페루 안디나통신은 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12각형 돌의 무게는 6t가량이라고 전했다.
잉카문명은 12세기경 오늘날의 페루와 볼리비아 사이에 있는 티티카카 호수에서 시작됐다. 이 문명은 여러 세기 동안 페루 지역을 중심으로 발달했던 차빈, 모체, 나스카, 티아우아나코 문명 등을 정복해 통일을 이뤘다. 이들이 건설한 잉카제국은 '배꼽'이라는 뜻의 쿠스코를 중심으로 한때 크게 번성했으나 내전과 스페인의 침략 때문에 1533년 멸망했다.
출처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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