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까지 건강했던 아이, 저녁에 사망”… 13세 소년, ‘이 장기’ 없던게 원인?
“아침까지 건강했던 아이, 저녁에 사망”… 13세 소년, ‘이 장기’ 없던 게 원인?
건강하던 영국 13세 소년이 갑작스럽게 사망했는데 장기 하나가 없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9일(현지시각) 더 선 등 외신에 따르면 라일리 맥도날드는 작년 10월 평상시처럼 아침에 일어나 학교를 가다가 감기 증상을 보여 집으로 돌아갔다.
라일리의 어머니 샐리는 “상태가 안 좋아 보여서 집에 돌아가자고 했고 라일리는 거의 하루 종일 잤다”며 “몸이 너무 차가웠고 온몸에 붉은 자국이 생겼다”고 말했다. 패혈증을 의심한 샐리는 라일리를 응급실로 데려가려 했지만, 그 순간 라일리는 의식을 잃고 호흡이 멈췄다.
샐리는 “구급대원이 오고 정말 많은 사람이 라일리를 살리기 위해 노력했지만 소용없었다”며 “아침에만 해도 학교 갈 정도로 건강하던 아이가 밤에는 세상을 떠났다”고 말했다. 라일리는 패혈증으로 사망했으며, 부검 결과 비장이 없던 것으로 확인됐다. 샐리는 “라일리에게 비장이 없었다는 걸 부검 결과를 통해서 알게 됐다”며 “신생아 때 미리 이런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비장이 없어도 살 수 있다고 하지만 감염에 더 취약하다고 한다”며 “특히 어린이일수록 위험하다는데 비장도 중요한 장기라는 것을 다들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라일리를 사망에 이르게 한 패혈증은 세균이나 세균의 독소가 혈중에 있으면서 나타나는 전신적인 현상이다. 패혈증이 발생하면 ▲오한 ▲고열 ▲빠른 맥박 등의 증상을 보인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패혈증은 보통 피부 상처, 폐렴 등으로 인해 발생하며 초기에 대응하지 못하면 수일 내에 조직 및 장기가 손상되고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라일리처럼 피부에 붉은 자국이나 줄이 생기면 패혈증을 의심할 수 있다. 이때 나타나는 붉은 자국은 문질러도 없어지지 않으며, 상처 부위 주변에서 시작한다. 이 자국은 상처 부위에 들어온 균이 림프절을 통해 다른 부위로 이동하면서 생긴다. 이외에도 패혈증이 발생하면 입술이나 혀, 피부 등이 전반적으로 시퍼렇게 보일 수 있다. 혈압이 떨어지면서 공급되는 혈액량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고열이 나타날 수 있지만, 반대로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저체온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런 증상을 겪으면 패혈증일 수 있기 때문에 신속히 병원을 찾아 조치를 취해야 한다.
라일리의 부검 결과에서 언급된 비장은 없어도 살아가는 데 큰 지장이 없는 장기로 알려졌다. 비장은 왼쪽 갈비뼈 아래, 위의 뒤쪽에 위치하며 인체에서 가장 큰 림프기관이다. 노화된 적혈구를 제거해 혈액 내 적혈구의 질을 유지해주며, 외부에서 침범한 박테리아와 병원체를 죽이는 면역 기능을 담당한다. 비장에 문제가 생기면 면역력이 떨어져 감염에 취약해진다. 라일리처럼 선천적으로 비장이 없는 ‘무비증(asplenia)’을 앓고 있다면 감염에 주의해야 한다. 의사와 상담 후 필요한 예방접종을 시행하는 것도 도움 된다.
임민영 기자 ©헬스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