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드플레이 "한국 올 때마다 대통령이 없어요" 기묘한 평행이론
콜드플레이가 내한공연 올 때마다 대통령이 없는 기묘한 상황
세계적인 록 밴드 콜드플레이(Coldplay)가 8년 만에 한국을 찾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오는 4월 16일부터 25일까지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총 여섯 차례의 공연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에서는 콜드플레이의 내한 시기와 한국 대통령의 부재가 겹친다는 이른바 ‘평행이론’이 주목받고 있다. 이는 2017년 첫 내한공연 당시와 현재 상황이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기 때문이다.
2017년: 박근혜 탄핵 후 첫 내한공연
콜드플레이는 2017년 4월 15일과 16일, 서울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A Head Full of Dreams Tour’의 일환으로 한국에서 첫 공연을 열었다. 당시 공연은 약 1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공연 시점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직후라는 점에서 역사적 맥락을 더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결정으로 파면되었고, 후임 대통령 선거는 5월 9일에 치러졌다. 즉, 콜드플레이가 공연을 진행한 4월 중순은 대통령직이 공석인 시기였다.
이 공연에서 콜드플레이는 세월호 참사 3주기(4월 16일)를 기리며 대표곡 ‘Yellow’를 부르는 동안 대형 스크린에 노란 리본을 띄워 한국 팬들을 위로했다. 또한, 크리스 마틴(Chris Martin)은 태극기를 몸에 두르고 무대를 누비며 한국 팬들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당시 공연은 단순한 음악 이벤트를 넘어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행사로 기억되었다.
2025년: 윤석열 파면 후 두 번째 내한
8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는 콜드플레이의 2025년 내한공연 역시 대통령 부재라는 공통점을 안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2025년 4월 4일 헌법재판소의 만장일치 결정으로 파면되었다. 헌법상 대통령 궐위 시 60일 이내에 대선을 치러야 하므로, 콜드플레이가 공연하는 4월 16일부터 25일까지는 대통령직이 공석인 상태가 유지된다. 이는 2017년과 동일한 상황으로, 콜드플레이의 내한 시기가 또다시 한국의 정치적 공백기와 맞물린 셈이다.
이번 공연은 ‘Music of the Spheres World Tour’의 일환으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총 여섯 차례 진행된다. 공연 첫날인 4월 16일은 공교롭게도 세월호 참사 11주기와 겹친다. 콜드플레이는 2017년 공연에서 보여준 사회적 메시지를 이번에도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 팬들 사이에서 어떤 퍼포먼스를 선보일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온라인에서 화제된 ‘평행이론’
콜드플레이의 내한과 대통령 부재의 공통점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 미디어에서 큰 화제를 낳았다. 누리꾼들은 “콜드플레이가 내한할 때마다 대통령이 없다”, “콜드플레이가 오면 청와대가 비어 있다”는 농담 섞인 반응을 보이며 이를 ‘평행이론’으로 명명했다. 특히, 콜드플레이의 대표곡 ‘Viva La Vida’가 독재자의 몰락을 주제로 한 가사를 담고 있어, 이번 공연이 탄핵 이후 승리의 상징으로 울려 퍼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우연의 일치를 두고 “콜드플레이가 대통령 공석을 소환하는 밴드 아니냐”는 유머러스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단순한 우연으로 보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콜드플레이의 공연 일정은 보통 수년 전부터 기획되며, 한국의 정치 상황과는 무관하게 결정된다는 점에서다.
공연에는 K-팝 그룹 트와이스(TWICE)가 스페셜 게스트로 참여하며, 회당 3만 명씩 총 18만 명의 관객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내한 아티스트의 단일 공연장 공연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콜드플레이는 환경 보호를 강조하는 밴드로도 유명하다. 이번 투어는 재활용 배터리와 태양열 에너지를 활용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59% 줄인 친환경 공연으로 기획되었다. 이러한 지속 가능성에 대한 노력은 한국 팬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콜드플레이의 내한공연과 한국 대통령의 부재가 겹치는 현상은 2017년과 2025년, 두 번의 공연에서 반복되며 흥미로운 평행이론으로 자리 잡았다. 이는 단순한 우연일 수 있지만, 공연이 열리는 시점의 사회적 맥락과 콜드플레이의 메시지가 결합되며 더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오는 4월 16일 첫 공연을 시작으로, 콜드플레이가 한국 팬들에게 어떤 감동과 메시지를 전달할지 주목된다. 이들의 무대가 또 한 번 한국의 역사적 순간과 함께 기억될지, 전 세계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안 기자 ©베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