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 파던 어린이 11명 사망…가난한 나이지리아 아이들의 비극
[뉴시스] 나이지리아 중북부 카두나주에 위치한 야르도카 마을에서 아이들이 파던 구덩이가 무너져 내리면서
18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진=더 가디언 캡처) 2025.06.05 © 뉴시스
나이지리아에서 구덩이가 무너지면서 모래를 파내던 어린이 11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4일 AFP통신, 나이지리아 현지 매체 뱅가드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1시 45분쯤 북부 카두나주 야르도카 마을 외곽에서 구덩이가 무너져 벽돌을 만들기 위해 모래를 파던 4∼9세 어린이들이 깔렸다.
만시르 하산 카두나주 경찰 대변인은 “경찰과 주민들이 무너진 구덩이에서 희생자들을 구출했다”며 “어린이 11명이 사망했고 부상한 7명은 인근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 경찰은 사고 원인을 조사하는 한편 어린이들이 노동에 동원됐는지 조사하고 있다.
피해 어린이들은 주로 무슬림이 거주하는 나이지리아 북부에서 흔한 비공식 이슬람 신학교(마드라사) 출신이다. 가난한 가정의 아이들이 이슬람 경전인 쿠란을 배우기 위해 이곳에 보내지는데, 아이들이 거리에서 구걸하거나 단순 노동을 하며 학비를 마련한다고 AFP는 전했다.
한 지역 관계자는 현지 매체를 통해 “사망한 아이들은 이 마을 출신이 아니라 선생님과 함께 공부하러 온 아이들이었다”며 “사고 당시 아이들이 판매용 벽돌을 만든 것은 아니다. 이 마을에서는 사람들이 집을 짓거나 보수할 때 주로 모래를 파곤 한다”고 말했다.
하산 대변인은 “앞으로 이런 비극적인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건설 현장에서 안전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며 “끔찍한 비극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분들과 사망자 유가족분들께 깊은 애도와 위로를 전한다”고 말했다.
김자아 기자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