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남침 빼지 마세요"… 2022 개정 교육과정 국민 의견 살펴보니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19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2022년 개정 교육과정 시안에 대한 국민의 주요 의견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교육부가 개정 교육과정 시안에 대해 처음으로 국민 의견을 수렴한 결과를 발표했다. 교육과정의 큰 방향을 제시하는 총론에 가장 많은 의견이 제시됐고, 교과별로는 사회, 도덕, 국어, 역사 순으로 의견이 많았다. 6·25 전쟁의 원인에서 '남침' 표현이 빠지고,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삭제한 역사 교과 시안에 대해서는 찬반 여론이 팽팽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3일까지 보름 동안 '국민참여소통채널'을 통해 2022 개정 교육과정 시안에 대한 의견을 받은 결과, 총 7,860건의 의견이 모아졌다고 19일 밝혔다. 총론에 1,532건의 의견이 접수됐고, 교과별로는 사회 1,361건, 도덕 1,078건, 국어 886건, 역사 715건 순으로 많았다.
편향성 논란과 관련해 사회·역사 교과에 대한 국민들의 의견은 "편향성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의견과 "현재 시안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나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가 공개한 주요 국민 의견을 보면 고교 한국사와 관련해 "역사적 사실인 6·25 남침을 수록해야 한다",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삭제한 것은 수정해야 한다"는 수정·보완 의견과 함께 "연구진이 공개한 시안에 찬성한다", "교과교육을 정치적 논리에 이용하지 말아야 한다" 등 현재 시안에 찬성하는 의견도 많았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교육과정 개정 때마다 사회적 갈등이 있었고, 의견 수렴 과정에서도 국민들의 우려를 확인한 만큼 학생들이 균형 잡힌 역사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역사과 정책연구진에게 각별히 요청했다"고 말했다.
도덕·보건 교과에서는 성(性) 관련 표현을 두고 의견이 맞섰다. "성평등, 젠더, 섹슈얼리티, 보호되지 않는 성, 성인지 감수성, 사회적 소수자 등 양성 이외의 성으로 해석될 수 있는 용어와 성적 자기 결정권 등 청소년 가치관에 혼란을 줄 수 있는 용어를 삭제해 달라"는 의견과 "사회적 변화와 다양성을 고려해 성평등, 젠더, 섹슈얼리티, 사회적 소수자 등의 용어 사용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동시에 접수됐다.
국어는 '한 학기 한 권 읽기'를 새 교육과정에 다시 포함해 달라는 요구가 많았고, 수학·과학 교과에서는 기초를 보다 충실히 학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과 학습 부담 증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국악 소외 논란으로 시안이 확정되지 않은 음악 교과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연구진 사이에서 교육과정에 국악을 명시하는 방식에 대한 이견이 있다"며 "교육부가 중재하고 있어 곧 시안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달 28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국민 의견을 반영해 수정·보완한 시안으로 공청회를 진행한다. 공청회에서 논의되는 시안도 과목별 공청회 이후 5일간 국민참여소통채널에 공개하고 다시 국민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친다. 공청회 결과를 반영한 수정안은 올해 말까지 국가교육위원회 심의·의결 후 교육부 장관이 고시한다. 확정된 2022 개정 교육과정은 2024년 초교 1, 2학년, 2025년 중·고교에 순차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