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병 정복 꿈꾸는 청년들
면역세포 치료제 개발 회사 ‘테라이뮨’
아토피나 탈모, 혈우병 등 자가면역 질환 치료에 도전하는 한인 청년들이 있다.
27일 메릴랜드 게이더스버그에서 만난 ‘테라이뮨’ 직원들은 기존 자가면역 치료제의 한계를 뛰어넘는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 회사를 이끌고 있는 김용찬 대표이사는 “미 국방의학원 연구교수 시절, 면역조절 T세포 증식 기술을 개발했다”며 “학술연구에 그치지 않고 환자 치료에 나서고 싶어 지난 2016년 회사를 등록했다”고 말했다.
자가면역질환이란 우리 몸을 방어하는 면역시스템이 본래 목적을 상실, 거꾸로 우리 몸을 공격할 때 생기는 병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면역을 조절하는 세포를 몸에서 뽑아내 증식하고, 다시 몸 속에 넣어주면 면역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게 된다. 테라이뮨 회사는 몸 속 ‘면역조절 T세포(Treg)’ 수를 늘리는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김 대표는 “임상시험을 거친 뒤 치료제가 나오면 자가면역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 삶의 질이 높아질 것”이라며 “기존 치료제들은 자가면역질환 증상을 유지하거나 나빠지는 속도를 늦출 수 있을 뿐, 근본적인 해결을 못하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1월부터 본격적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직원은 22명 정도다. 지사는 한국 삼성동에 있다. 테라이뮨은 지난 2019년 엔젤투자자들로부터 70만불 투자를 받았고, 2020년에는 시리즈A 투자로 930만 달러를 받았다. 김 대표는 “실험실에서 연구만하던 과학자가 투자자들을 만나면서 경영을 배우고 있다”며 “넓은 마음으로 과학자를 이해해주는 투자자들을 만나면서 경영에 눈을 뜨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분야 세계 시장 규모는 250억 달러 정도다. 시장을 누가 선점하느냐가 중요한 상황에서, 코로나 백신을 개발한 화이자 제약사와 암젠 등이 뛰어들고 있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일 수 있지만, 김 대표는 이 기술을 직접 발명한 사람이기 때문에 자신감이 있다. 특허도 보유하고 있다. 그는 “바이오 분야는 오랜 연구 기간 축적된 기술력이 중요하다”며 “경영학적 기술과 자본으로만 접근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우리는 경쟁자들을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테라이뮨은 내년 6월 치료용 세포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게 된다. FDA 규정을 만족하는 시설이다. 투자 유치도 확대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우리 분야는 잠재력이 대단한 새로운 영역이다. 그러나 미개척 분야인 만큼 기술적 난관과 시장개척의 어려움도 있다”며 “우리의 도전에 큰 힘이 될 수 있도록 독자 여러분의 관심과 응원을 부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