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돕기 성금 1만6천 달러 조성
소프라노 유현아씨가 워싱턴챔버오케스트라의 연주 아래 모차르트의 아리아 ‘쉬어요, 내 사랑’을 노래하고 있다.
▶ 워싱턴챔버오케스트라, 기금모금 자선 콘서트
워싱턴챔버오케스트라(WCO, 예술감독 김준용)가 우크라이나 난민 돕기 기금모금 음악회를 통해 총 1만 6천 달러의 성금을 조성했다.
지난 26일 DC에 있는 에피파니 성공회 교회에서 열린 음악회에는 90도가 넘는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돕기에 동참하기 위해 온 많은 관객들로 붐볐다.
영화 ‘아마데우스’의 첫 장면에 등장하는 곡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 모차르트의 사단조 교향곡으로 막을 올린 음악회에서 WCO는 내셔널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바이올리니스트인 누릿 바 조세프 및 마리사 렉니와 바흐의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라단조’ 협연에서 바로크 악기인 하프시코드와 오케스트라의 절묘한 앙상블을 보여주었다. 영화 ‘베니스의 죽음’에 나와 유명해진 말러의 교향곡 5번 아다지에토에서는 낭만적이고 서정적인 선율과 꿈꾸는 하프의 조화를 선사했다.
2부는 희망을 상징하는 그리그의 페르귄트 조곡 중 ‘아침’을 시작으로 우크라이나 출신 최초로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서 입상한 첼리스트 나탈리아 코마가 포레의 엘리지를 연주했다. 소프라노 유현아 씨가 노래한 모차르트의 아리아 ‘쉬어요, 내사랑’과 드보르작의 ‘어머니가 가르쳐 주신 노래’, 엘가의 ‘꿈속의 아이들’은 전쟁에 힘들고 지친 난민들을 떠올리게 했다. 특히 바이올리니스트 누릿 바 조세프와 유현아씨가 협연한 ‘내일이 되면 태양은 다시 빛날 것입니다’라는 내용을 담은 스트라우스의 ‘내일’은 많은 울림을 주었다.
음악회 시작에 앞서 김준용 지휘자는 “지난 4월 슬로바키아에서 여성들과 어린 아이들이 대부분인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직접 만나 위로의 음악회를 가졌다”며 “그들을 마음에 품고 선곡한 음악들이 그들의 마음에 용기와 희망으로 가 닿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작곡자인 스코릭의 멜로디 연주 후에는 모든 청중들이 일제히 기립 박수를 보냈고, 우크라이나 출신 이민자들은 오케스트라 연주에 맞춰 국가를 제창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연주 후 우크라이나 대사관 관계자는 “전쟁에 반대하고 우크라이나와 연대를 보여준 뜻 깊은 콘서트를 열어준 WCO에 진심어린 감사를 보낸다”고 밝혔다.
이번에 조성된 성금은 프라하에 있는 생명나무교회에 보내져 우크라이나 난민을 돕는 사역에 쓰여질 예정이며 WCO는 계속해서 홈페이지(www.thewco.org)를 통해 성금을 받는다.
<유제원 기자>ⓒ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