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불시착’ 담은 USB 2000개 북으로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 제공: 세계일보
외부문물 유입 통제가 강화되는 흐름 속에서도 북한에 외부 문화를 유입시키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의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재단(HRW)’은 올해 북한에 이동식저장장치(USB) 2000개를 보냈다. USB에는 한국의 ‘사랑의 불시착’ 등 드라마와 톰 크루즈 주연의 ‘탑건’ 등 영화, 인권 보고서 등이 담겼다.
미국 매체 자유아시아방송(RFA)은 HRW가 올해 ‘자유를 위한 플래시 드라이브’ 프로그램을 통해 북한에 플래시 드라이브와 SD카드 등 2000개의 USB를 보냈다고 30일 전했다. USB에는 남북 남녀의 사랑을 다룬 한국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과 미국 영화 ‘타이타닉’과 ‘탑건’, 북한 인권 보고서 등이 담겼다.
프로그램 담당자인 이성민씨는 탈북자 주도의 현지 단체들과 협력해 활동을 진행했다며 USB 하나를 북한 주민 10명이 공유하는 것으로 추산하면 2만명의 북한 주민이 외부 정보에 접근했을 수 있다고 추산했다. 코로나19 등에 따른 북·중 국경 봉쇄로 대북 정보 유입 활동이 어렵지만 플라스틱 물병에 생필품과 USB를 넣어 강에 띄워 보냈다고 HRW는 전했다.
북한 주민 다수가 한국 드라마나 영화 등을 시청한다는 조사 결과도 나온다. 북한인권단체 국민통일방송(UMG)과 데일리NK가 북한 주민 50명을 전화로 인터뷰해 이날 발표한 ‘북한 주민의 외부정보 이용과 미디어 환경에 대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국을 포함한 외국 콘텐츠를 시청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1명을 뺀 49명(98%)이 ‘예’라고 답했다. 다만 조사 대상 주민들이 외부 전화 인터뷰에 응한 점에 비춰 일반 북한 주민들보다 외부 접촉에 적극적 성향일 가능성이 크다. ‘어떤 종류의 외국 영상을 보느냐’는 질문(복수 응답)에서 한국 드라마와 영화가 96%로 가장 높았고, 다음이 중국 드라마·영화(68%)였다.
한편 김선호 한국언론진흥재단 책임연구위원은 전날 열린 남북 방송교류협력 관련 세미나에서 북한 김정은 정권이 2020년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제정을 통해 북한 주민의 한국 영상물 입수 또는 시청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등 문화 개방 측면에서 김정일 시대보다 후퇴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