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서 뒤바뀐 수정란…남의 아이 낳아 키운 두 부부
미국의 한 병원에서 인공수정 당시 수정란이 뒤바뀌면서 다른 사람의 아이를 출산하게 된 부부의 사연이 알려졌다.
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에 사는 다프나카디널과알랙산더 카디널 부부는 2019년 캘리포리아 생식건강센터와 닥터 엘런 모(CCRH)에서 체외수정 절차를 통해 둘째 아이를 갖게 됐다. 열달 뒤 건강한 여자아이를 출산한 부부는 아이의 생김새를 보고 깜짝 놀랐다. 아이의 피부가 어둡고 머리카락이 새까매 부부와 다른 인종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출산 후 8주 뒤 부부는 DNA 검사를 받았고, 아이는 생물학적으로 부부의 친딸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변호사를 통해 병원과 접촉한 부부는 병원에 왔던 또 다른 부부와 수정란이 뒤바뀐 것을 알게 됐다. 캘리포니아 법원에 따르면 CCRH는 이 부부의 수정란을 다루는 일을 비트로 테크 연구소라는 곳에 위탁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느 기관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두 기관 모두 엘런 모 박사의 소유다.
부부는 아이가 태어난 지 3개월이 지나서야 자신의 생물학적 딸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한다. 심지어 다프나는 자신이 임신하고 낳아 기른 아이를 포기하라는 강요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행히 2019년 10월 31일 두 부부는 아이들과 함께 만났고, 2주 뒤 그들은 아이를 다시 바꾸기로 합의했다.
소송을 제기한 카디널 부부는 "병원이 신중하지 못하고 태만했으며 수정란을 잃어버렸다는 점을 알았거나 적극적으로 다른 수정란을 주기로 마음먹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프나는 8일 기자회견에서 "나는 내 아이를 뱃속에서 기르고 유대 관계를 맺으며 태동을 느끼고 초음파로 볼 수 있는 기회를 빼앗겼다"고 호소했다.